한국국학진흥원, <2013 종가포럼> 개최
이재영 기자 / youngl5566@naver.com입력 : 2013년 11월 06일
| | | ⓒ CBN 뉴스 | | [이재영 기자]= 한국국학진흥원(원장 김병일)은 경상북도(지사 김관용)의 지원으로 11월 8일(금) 오후 2:30부터 6:30까지 안동문화 예술의 전당에서 <2013 종가포럼>을 개최한다.
올해로 6회째를 맞는 이번 종가포럼의 주제는 “불천위, 만리를 가는 사람의 향기”이다. 이번 종가포럼은 종가 문화의 초석을 놓은 불천위 선현들의 인품과 공적을 다각도로 조명하고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하였다. 포럼의 주제를 ‘불천위, 만리를 가는 사람의 향기’로 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불천위_ 종가문화의 출발점>
불천위(不遷位)는 ‘옮기지 않는 신위’라는 뜻이다. 유교식 제사예법은 고조(高祖)까지 모시는 4대 봉사(奉祀)이다. 3년상이 끝나면 상청에 있던 바로 윗대 조상의 신위를 사당에 모시는 길제(吉祭)를 치른다. 이때 새로 5대조가 되는 기존의 4대조 조상의 신위는 4대 봉사의 예법에 따라 더 이상 사당에 모시지 않고 묘소로 옮겨 묻는다.
이를 ‘조매(祧埋)’라고 하는데, 불천위는 인품과 공덕이 뛰어난 조상인 경우 4대를 넘어서도 조매하지 않고 사당에 계속 모시는 신위를 가리킨다. 이런 까닭에 불천위를 ‘부조위(不祧位)’, 즉 ‘조매하지 않는 신위’라고도 부른다.
불천위에 관한 기록은 중국의 예서에 고루 보일 정도로 역사가 깊다. 우리나라의 경우 불천위의 시원은 고려 중엽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조선 초기까지는 주로 임금이 예조에 명해 공신들을 국불천위(國不遷位)로 임명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가 조선 중기 이후 성리학이 뿌리를 내림에 따라 서원과 향교에서 학덕이 높은 사람을 예조에 상소하여 타당성을 검증받은 뒤 불천위로 인정받는 향불천위(鄕不遷位)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어 조선 후기로 오면 조상들 가운데 추앙받을 만한 인물이 있는 경우 문중의 자손들이 뜻을 모아 불천위로 모시는 사불천위(私不遷位)도 등장하였다.
불천위가 될 수 있는 기본요건은 이처럼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국가에 공로가 있는 사람에서 지역 유림의 추천을 받은 학덕이 높은 사람 그리고 마지막엔 문중 조상 가운데 인품이나 학식이 본받을 만한 사람으로 그 범위가 점차 확대되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조상이 불천위로 추대되면 중시조(中始祖)가 되어 새로운 문중을 결성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불천위 인물의 혈통을 계승한 집은 종가로 인정받아 사회적 위상과 기반을 공고히 할 수 있었다. 현재까지 불천위 종가는 약 150여개소로 추정되는데, 이 가운데 110개 정도가 경북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학술강연_ 불천위 문화의 의미와 활용>
학술강연은 가문을 넘어 지역의 사표(師表)로 추숭되는 불천위 인물들의 삶과 정신을 되새겨 보고 더불어 그 정신을 대대로 지켜오는 종가 문화의 현대적 의미와 보존 방안을 살펴보려는 취지로 마련되었다. 먼저, 영남대 사회학과 이창기 교수가 「문중형성의 역사적 과정과 한국의 종가문화」라는 제목으로 한국 종가문화의 전통과 특징을 이야기 한다. 이어 한국국학진흥원의 김미영 박사가 「불천위, 덕(德)과 행(行)을 갖추다」라는 제목으로 경북 지역 불천위 인물들의 추대 과정과 덕행에 대해 강연한다.
[연극공연_ “우리 아배 참봉 나으리”]
의성김씨 학봉종택의 13대 종손 김용환(金龍煥: 1887∼1946년) 선생을 소재로 한 창작 연극이다. 당시 김용환 선생은 가문을 지켜야 할 종손임에도 노름에 빠져 집안의 많은 재산을 탕진한 것 때문에 지역 사람들에게 심한 비난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 여러 증언과 자료를 통해 노름빚으로 탕진한 줄만 알았던 집안의 재산이 만주 독립군 군자금으로 흘러들어간 사실이 밝혀졌다. 독립 자금을 모으기 위해 철저하게 노름꾼으로 위장한 삶을 살면서 일제의 감시를 피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의 외동딸은 파락호(破落戶)로 알고 평생을 원망했던 아버지가 건국훈장을 추서 받던 날, 존경과 회한을 담은 ‘우리 아배 참봉 나으리’라는 제목의 서간문을 남겼다.
이 연극은 독립운동을 위해 파락호로 위장해 살았던 학봉종가 13대 종손 김용환 선생의 삶을 조명함으로써 불천위 조상의 뜻을 받들고 정신을 이어받아 그것을 실천에 옮기며 살아가는 종가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내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연출은 대구지역 중견 연출자인 최재우가 맡았고, 서산 김흥락 역은 현석(탤런트), 김용환 역은 강신일(탤런트)이 맡았다. 총 15명의 배우가 출연한다.
[전시행사_ 불천위 유물전, 불천위 제례 사진전, 종가문장 활용 문화명품전]
불천위 유물전에서는 불천위에 모셔진 인물들의 뜻과 정신을 대표적 유물을 통해 소개한다. 또한 불천위 제례 사진전을 마련하여 불천위 제사를 모시는 후손들의 지극한 정성을 담아내었다. 그리고 서울대학교 조형연구소가 종가 문장(紋章)을 활용하여 제작한 종가 지도 · 캘린더, 기념품 등의 문화명품도 함께 전시된다. |
이재영 기자 / youngl5566@naver.com 입력 : 2013년 11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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